파주시민희망포럼(대표 황의만)은 지난 30일 파주 금촌 MH타워 7층 회의실에서 입법학자이고 파주 법흥리 주민이기도 한 이경선 박사(서강대 겸임교수)를 초청해 월례특강을 진행했다.
‘파주와 연애하다’를 테마로 강연에 나선 이경선 박사는 ‘파주가 통일 시대를 주도할 길목 도시임에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시민이 행복해진다는 보장이 없다. 통일이 되면 개성도, 연천도, 철원도, 양주도, 김포도, 평양도 모두 통일의 도시가 되는 것“이라며 ‘파주시민이 진정으로 안분지족하고 살아갈 수 있는 궁극적인 매력을 품은 도시상(象)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해 100여명의 참석 회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경선 박사는 “가파른 인구유입 증가로 파주시민이 100만명이 되면, 선거구와 행정구획이 늘어나니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좋아할지 모르나, 여백과 휴식이 있는 삶을 찾고자 했던 시민들의 생활 스트레스는 계속해서 누적될 것”이며, “고층아파트와 빌딩, 주택과 공장과 농경지가 어지럽게 뒤섞인 도농복합도시상(象)을 발전이라 해석하는 전근대적 도시계획 모델들은 과감하게 폐기되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박사는 “파주는 이를테면 제주도나 북유럽 소도시들처럼 도시 전체가 건축 박물관과도 같은, 건축미학의 이상향 도시(아키토피아)로 구축되어가야 하며, 시민사회 대타협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경관서정화사업, 마을감성화사업 등을 전개해 파주 전체가 예술적 감각과 창작품으로 군집화되고 조형화된 복합예술도시(아트시티)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파주가 건축미학과 예술로 뒤덮힌 ‘감각의 제국’이 된다면 골목 하나하나 숲길 하나하나를 구석구석 답사하는 관광객 내지 순례객들이 수 십 배 이상 늘어날 것”이며, “기업과 공장을 지역에 유치해서 얻어지는 세수증가보다 몇 배는 더 고무적인 지역경제 활력과 지방자치재정 확충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이 박사는 “파주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거대한 묘지 구역은 획기적인 묘지경관 혁신정책을 수립하고 중앙정부와 협의해 시범사업지로서 인문생태학적 도시숲으로 재창조해야 하며, 문산과 금촌의 구도심 재생뿐만 아니라, 파주 북부 전역을 시골재생 내지 마을재생의 관점에서 가옥, 간판, 가로등, 벤치, 정거장, 울타리, 이정표 하나하나까지 풍경이 되고 볼거리가 되는 감성 스타일로 변모하게 하고, 구멍가게나 음식점, 편의점 하나조차도 각각의 특색을 품은 감성소호·감성공방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한강과 임진강 하구 강변 지대인 파주 서부는 파주출판영상산업단지에서 헤이리예술마을을 거쳐 임진각 초평도로 이어지는 감성테마벨트 축을 형성하되, 강변의 정서를 향유하며 음악에 심취할 수 있는 음악인마을이나 요양(휴양)마을 지대로 육성해야”하며, “공장은 삭막하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15개 지방산업단지와 탄현국가산업단지 및 개성공단대체용 산단 부지와 소공단 지역들도 저비용·고효율 방식으로 감성공장·감성산업단지로 탈바꿈하여 근로자들의 행복감도 높이고, 더불어 전국의 자전거족·트래킹족·드라이브족·나들이객·캠핑족·교육연수객들이 이색적 풍경을 즐기기 위해 물밀 듯이 찾아오도록 하는 등, 파주 전역에 걸친 예술도시경영체제, 인문행정체제를 전방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월례특강을 주관한 파주시민희망포럼 황의만 대표는 “파주 안에 살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숨은 전문가들을 발굴하고, 그 분들이 가지고 있는 파주를 변화시킬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적극적으로 탐색하여, 파주시민과 파주행정의 혁신과 제도적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자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인문지리학적으로 다양한 함의를 품고 있는 ‘파주’ 위에 펼쳐질 눈부신 스토리들이 자못 기대된다.
/이만희기자
Copyrights ⓒ 지피엔 & www.gp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