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파주시에서 칼에 찔려 쓰러져 있던 A씨가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A씨는 후두부, 명치, 손목과 팔꿈치 등에 열상을 입은 상황으로 사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하기 위한 헬기를 요청했다. 구급대원은 헬기 도착 전까지도 상황이 위급하다고 판단하고 A씨를 지역외상협력병원인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이송했다. 파주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A씨는 응급헬기를 통해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완전히 회복돼 퇴원했다.
# 2월 광주시 한 공장에서 트럭에 짐을 쌓다가 3미터 높이에서 추락한 B씨. 사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원은 의식소실, 안면부 출혈 등을 보이는 B씨를 중증외상환자로 판단하고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을 결정했다. 그러나 위급한 환자 상태, 50분 이상의 이송 시간 등을 고려해 구급대원은 인근 지역외상협력병원인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천병원에서 기도 및 정맥로 확보 등 긴급 응급처치를 받은 B씨는 닥터헬기를 통해 안전하게 외상센터로 이동해 수술받을 수 있었다.
경기도가 중증외상환자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지역외상협력병원에서 응급처치, 헬기를 통한 신속한 이송과 권역외상센터 최종 치료까지를 연계하는 지역 외상 체계를 마련, 올해 10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경기도에 2곳뿐인 지역외상협력병원을 8곳으로 확대하는 한편 경기도 외상체계지원단,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과 함께 해당 지역의 이송 지침과 진료 지침 수립에 들어갔다.
경기도지역외상체계의 중요한 축이 되는 해당 사업은 중증외상환자 이송체계 개선으로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의료 기반 시설이 부족한 응급의료 취약지역과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외상협력병원을 확대하여 남·북부 간 의료격차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경기도에는 현재 아주대학교병원과(남부), 의정부성모병원(북부) 등 경기 남북부에 각 한 곳씩 중증 외상 전문 치료기관인 권역외상센터가 운영 중이다. 여기에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파주병원, 안성병원, 포천병원과 화성중앙종합병원, 화성디에스병원, 양평병원, 연천군보건의료원 등 8곳이 지역외상협력병원 역할을 하게 된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과 파주병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6곳은 올해 6월 새롭게 지역외상협력병원이 됐다.
지역외상협력병원은 중증외상환자가 원거리 이송 중 사망하지 않도록 기도 유지 등 긴급한 처치 후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도록 헬기나 구급차로 환자를 인계하는 역할을 한다. 중증외상환자 발생률은 높지만, 권역외상센터로의 육로 이송이 어렵거나 응급의료 기반 시설이 취약한 곳을 지정했다.
엄원자 경기도 보건의료과장은 “위 두 사례는 사고 현장에서 구급대원의 처치와 판단, 지역외상협력병원에서 권역외상센터로 이어지는 지역외상체계가 잘 작동한 예라고 할 수 있다”라면서 “119구급대-지역외상협력병원-권역외상센터로 이어지는 지역외상치료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외상진료 사각지대를 발굴해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는 권역외상센터, 지역외상협력병원, 119와 닥터헬기 등 지역 외상 체계를 강화해 2020년 16%였던 경기북부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을 경기도 평균인 12% 수준으로 낮추면서 외상 진료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이만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