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조사자료 토대로 경기도문화재 지정신청 검토
파주시는 파주 향토문화유산 제8호인 감악산비의 과학적 정밀조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감악산비는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맞배지붕 형태의 비갓(개석)과 2단으로 조각된 비좌(받침돌)를 갖추고 있어 북한산 진흥왕순수비(국보)와 비슷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비면이 마모되어 글자를 확인할 수 없어 이 비를 언제, 누가, 왜 세운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감악산비의 현상을 기록하고, 향후 보존·관리를 위한 과학적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조사를 진행한 (주)서진문화유산 김선덕 대표와 자문위원 박홍국 위덕대 연구교수는 지금까지 몰자비(글자가 모두 마멸된 비석)로 알려져 있던 감악산비의 남쪽 비면 맨 아래 부분에서 ‘전(典)’자로 판독되는 한 글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글자는 예서체에 가까우며, 포항 중성리 신라비의 '전서사(典書寫)', 포항 냉수리 신라비의 '전사인(典事人)', 창녕 진흥왕척경비의 '△전(△典)', 황초령 진흥왕순수비의'△전(△典)', 마운령 진흥왕순수비의 '나부통전(奈夫通典)'과 '급벌참전(及伐斬典)' 등의 예가 있다.
박홍국 교수는 ”삼국시대 비석 중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황초령 진흥왕순수비, 마운령 진흥왕순수비와 감악산비 등 4기만 모두 비갓(개석), 4면이 가공된 비신, 비좌를 갖추고 있는 점에서 감악산 비도 진흥왕의순수비일 가능성이 크며, 그 크기와 형태로 보아 황초령·마운령비보다는 북한산순수비와 가까워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귀순 문화예술과장은 “향후 감악산비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연구와 관리를 통해 비석의 실체와 역사적 가치를 규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축적된 조사자료를 토대로 경기도문화재로 지정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성숙기자